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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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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5일 오전 1040분경, 서울아산병원 입사 6개월차인 박선욱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은 사망하기 전 남긴 메모에서 업무에 대한 압박감’, ‘의기소침해지고 불안한 증상’, ‘하루에 세네시간의 잠과 매번 거르게되는 끼니등의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더 많은 걸 배우고 싶다며 내과중환자실을 자원했던, 간호사가 천직인 것 같다던, 젊은 간호사가 어떻게 죽음을 선택하게 된 것인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고인의 사망 직후부터, 태움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경찰은 가혹행위는 없었다며 내사를 종결하려 했지만, 이는 오히려 태움에 대한 인식 부족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고인은 교육기간 내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을 주변 사람들에게 호소하였고, 부족한 잠을 더욱 줄여가며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였다. 생명이 오가는 중환자를 보기에는 터무니없이 짧은 2개월의 교육기간이 끝나고는, 홀로 담당환자의 간호를 책임져야 했다. 담당환자의 배액관 사고가 생기고 고인은 사망하기 전까지 무려 600회 이상 의료소송을 검색했다. 사망 직전, 휴대폰 메모에 유서를 남기고서도 다시 소송에 대해 36회를 더 검색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에서 서울아산병원은 고인의 압박감과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는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결국 고인은 괴로워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다.

 

그리고 태움의 배경에는 고질적인 간호인력 부족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병원이 정하는 신규간호사들의 교육기간은 제대로 된 실무교육을 받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마저도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정해진 기간을 채우지 않고 독립시키는 경우도 많다. 한편, 신규간호사를 교육하는 선임간호사는 원래 담당하던 환자 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신규간호사 교육까지 책임져야 한다.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 속에서 선임간호사는 신규간호사를 태우게 되고,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라는 명분과 인력부족이라는 배경 속에서 태움은 정당화된다. 이렇게 태움은 대물림되고, 30%가 넘는 신규간호사들이 입사 후 1년 안에 이직한다.

 

또한 이번 사건은 간호사를 비롯하여 한국 사회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의 문제도 드러내었다. 고인은 오후1시에 출근하여 새벽 5시에 퇴근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근무패턴은 서울아산병원에서 고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서울아산병원의 사례가 아니어도, 많은 신규간호사들은 1시간 일찍 출근하고, 2시간 늦게 퇴근하는 정도는 일상이다. 심지어 대부분의 경우 신규간호사의 초과근무는 무급으로 처리된다. 신규간호사가 미숙해서 초과근무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그 미숙함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모두가 침묵한다. 대통령은 연간 노동시간을 1800시간대로 줄이겠다고 발표하지만, 현장에서는 기록되지도 않는 장시간 노동으로 노동자들이 고통받다가 죽음까지 선택하는 것, 이것이 우리 사회의 현 주소다.

 

태움, 인력 부족, 미흡한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장시간 노동. 이 모든 것들이 박선욱 간호사를 죽음으로 몰아갔다. 이에 우리는 공동대책위를 구성하게 되었다.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하여, 오랫동안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고통받아왔던 간호사들의 현실을 개선하는 시작점이 되기 위하여, 우리는 모였다. 더 나아가 간호사 노동조건 개선을 통해 환자안전을 도모하고, 한국 사회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을 근절하기 위하여, 우리는 모였다.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신청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간 책임자와 시스템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다. 고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말아달라는, 고인의 죽음이 지금도 병원 어디선가 힘들어 하고 있을 수많은 간호사들을 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18.04.17.

박선욱 간호사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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