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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이랜드 그룹의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글을 보내 왔다.
  
  김 지도위원이 보내 온 이 글은 경찰병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난 19일 밤 홈에버 월드컵점 농성장에서 읽혀졌다. 조합원들은 계산원으로 일했던 자신의 일터에서 그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준 김 지도위원의 글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김 지도위원은 "매장 바닥에 김칫국물을 흘려가며 빙 둘러 앉아 도시락을 먹는 그들은 이제야 비로소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다. 그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은 비록 이날 전원 연행됐지만 "어떤 꽃보다 귀한" 이들은 '마지막'까지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온 몸으로 호소했다.
  
  다음은 김 지도위원의 글 전문이다.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운가

  
  하루 여덟 시간을 제 자리에 멈춰선 채
  화장실조차 갈 수 없었던 그들도 꽃보다 아름다운가.
  하루에도 산더미 같은 물건을 팔아치우면서도
  막상 제 것으로는 단 하루도 지닐 수 없었던
  그들도 꽃보다 아름다운가.
  온종일을 서서 일하다 퉁퉁 부은 다리로
  어기적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그들도 꽃보다 아름다운가.
  아픈 새끼를 집에 두고 와서도
  "고객님, 어서 오십시오"
  "48420원 나왔습니다. 적립카드 있으십니까?"
  "비밀번호 눌러주시겠습니까?"
  "고객님, 봉투 필요하십니까?"
  "고객님, 안녕히 가십시오. 고맙습니다."
  컨베어 벨트를 타고 오는 부품처럼
  밀려드는 손님들을 향해 하루 수천번도 더 웃어야하는
  그들도 꽃보다 아름다운가.
  고객님의 부름이라면 득달같이 달려가지만
  집에선 새끼도 서방도 만사가 귀찮기만 한
  그들도 꽃보다 아름다운가.
  그렇게 일하고 한 달 80만원을 받았던
  그들도 꽃보다 아름다운가.
  1년계약이 6개월로 6개월이 3개월로 3개월이 0개월로
  그런 계약서를 쓰면서도 붙어있기만을 바랬던
  그들도 꽃보다 아름다운가.
  주저앉고 싶어도 앉을 수 없었고 울고 싶어도 울 수 없고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고 소리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던
  단 한 번도 그럴 수 없었던
  그들도 꽃보다 아름다운가.
  
  그러나 지금 그들은 꽃보다 아름답다.
  너펄거리는 반바지를 입고 딸딸이를 끌고 매장 바닥을 휩쓸고 다니는
  그들은 어떤 꽃보다 아름답다.
  매장 바닥에 김칫국물을 흘려가며 빙 둘러 앉아 도시락을 먹는 그들은
  이제야 비로소 꽃보다 아름답다.
  거짓웃음 대신 난생처음 투쟁가요를 부르고 팔뚝질을 해대는
  그들은 세상 어떤 꽃보다 화려하다.
  성경엔 노조가 없다는 자본가에게 성경엔 비정규직도 없다고
  
  자본의 허위와 오만을 통렬하게 까발리며 싸우는 그들은
  어떤 꽃보다도 값지다.
  한 달 160만원과 80만원. 정규직과 비정규직.
  말로는 '하나'임을 떠들지만 사실은 '둘'이었던 정규직의 알량한 위선을 넘어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구호가 얼마만한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 온몸으로 증언하는
  그들은 어떤 꽃보다 귀하다.
  
  이 싸움은 단지 이랜드 홈에버의 싸움이 아니다.
  비정규직 철폐를 외쳐왔던, 비정규직과의 연대를 부르짖어왔던
  우리들의 의지와 양심을 시험하는 싸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비정규직이라는 이 사회의 '불편한 진실'이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게 될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싸움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그들에게 향하는 우리의 마음 하나하나, 발길 하나하나가
  힘든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힘과 용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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