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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료

간호부 소식지   두번째 이야기  
발행일 : 2007. 8.21민주노총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의료연대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


3년만에 돌아온 의료기관 서비스 평가~
2004년 평가때 환자권리장전과 기본 간호메뉴얼 외우느라 왕짜증이었다. 올해는 4자 성어처럼 암기 매뉴얼도 주니 고맙다고 해야 하나... ㅠ.ㅠ
2004년 평가 당시 티룸에 있던 냉장고가 온도계 붙여서 혈액냉장고로 변신했고 오프자까지 불려 나와서 간호사가 바글바글했다. 환자들 머리 감겨주고 목욕도 시켰다. 환자들은 쌩뚱맞게 안하던 짓을 하냐는 반응에, 이건 얼마냐고 묻는 환자에 민망의 극치랄까?. 수간호사님은 환자들에게 '잘 부탁드려요'라고 아부(?)하느라 바쁘고 우리 역시 비굴모드로 돌입, 환자들이 평가요원에게 이상한 말할까봐 초 긴장이였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다른 병원은 직원이나 직원가족을 환자로 둔갑시켰다는 등, 라이벌 병원에 입원시켜놓고 난동을 부리게 했다는 등, 평가요원을 돈으로 샀다는 등 별의별 소문이 돌았다. 평가가 무섭긴 한가보다~

2004년 평가 1등으로 우리에게 남은 것, 죽으나 사나 '친절'

어쨌든 우리는 1등을 했다. 혈액냉장고도 티룸으로 돌아왔다. 변한 것이 없어보였다.
... 하지만 평가 이후 나는 더 바빠졌다. 2004년 평가때 핵심포인트가 친절이라는 거였다.
그 친절은 3년사이 친절마일리지로, 꽃다발로 I-first로 나날이 변신해가며 내 어깨를 무겁게 한다.

친절한 게 좋은 거라고? 맞다! 그러나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못 가면서 친절서비스 중간 중간
환자를 돌봐야하는 상황이다. 그 놈의 ‘친절 먼저’ 때문에...  환자들은 I-first를 알고 있고 ‘퇴원할 때 친절간호사에 이름적어 줄께 잘 부탁해’라고 싱글거린다. 콜벨이 울려 가보면 천진한 얼굴로 ‘빨대 꺼내주세요’라는 환자에게 입가에 경련이 생기더라도 친절해야 한다. 예전 같으면 ‘콜벨은 응급시에 눌러주세요!’라고 정색하며 말했겠지만 이제 더 이상 안한다. 아니 못한다.  2004년 평가이후에 다른 건 몰라도 이놈의 친절이 철저하게 몸에 배어(?) 나는 한없이 바쁘고 아프다.

짜고 치는 고스톱같은 의료기관 서비스 평가, 왜 하는 걸까?
2004년을 생각하면 정말 지긋지긋하다.  심지어 왜 하는지 모르는 이런 평가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 평가가 만들어진 이유가 ‘환자도 직원도 만족하는 모범적인(좋은) 병원’을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입원하면 간호사들이 환자에게 환자권리장전을 자상하게 읊어주고 2시간마다 position change와 L-tube feeding 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래서 평가에서 1등하면 그만큼 타의 모범이 되는 좋은 병원이라고 선전할 수 있을거야. 병원입장에서 보면 1등해서 광고하고, 환자 많이 오고 꿩 먹고 알 먹고지~ 물론 뛰는 건 우리지만...쩝...
그러니까 의료기관서비스 평가때의 우리근무 방식이 이상적인 병원의 모습이다~ 그런거야
버트, 현실은 이상과 다르다는 거~  그러니 2004년 평가에 그렇게 편법이 판쳤던 거구.

의료기관 평가 대놓고 사기치라구요? 이건 아니잖아요!

7월 병원보(시계탑)를 보니 의료기관 서비스평가 1등을 위해 ‘이것저것 따지지말고’ 무조건 하라는 간호부장님의 애교어린(?) 글을 봤다. 학교와 사회는 정말 다른 것 같다. 내가 학교에서 배운 것은 평소 열심히 갈고 닦은 과정과 그에 따른 결과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당일, 아니 14일전부터 시뮬레이션해가며 사기치는데 최선을 다해 임하라고 하는 걸까? 이거~ 이거~ 황우석 사태에 맘먹는 제2의 대국민 사기극이 될지도 모른다.

suction, L-tube feeding 등, 기본간호 평가때만 하는 것,

올해 평가는 또 새로운 것이 생겼나보다. 간호부에서 ‘기본간호 만점전략’ 이 나왔다. 환자 보호자, 혹은 간병인이 하던 체위변경, 식사보조, 목욕, 세발, 흡입간호, 배설간호 등 기본간호라며 우리보고 하란다. (대부분 간호사들이 모르더라구)

지금이야 했는지 확인하는 정도지만 평가 14일전부터는 우리보고 하란다. 간호사도 더 준단다. 물론 중증도가 3군이고 재원일수 제한도 있어 대상자가 많지 않을거라 하지만 걱정이다. 모 병동은 이미 suction은 간호사가 한다.
난 chemo 돌리고 방 비면 무조건 밀고 들어와 18명의 환자를 보는 우리가 어떻게 L-tube feeding을 할 수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하라면 할 수 있겠지. 우리는 울트라 미라클 짱 열심히 일하는 간호사니까~ ㅠ.ㅠ  

경험을 미루어 보면 기본간호는 평가가 끝나고 모두다는 아니겠지만(설마^^:) 곧 우리에게 넘어 올 거야.
앞으로 의료기관서비스평가가 ‘3년이 아니라 수시’로 한다는 말도 있고, 기본간호가 간호사가 해야 점수가 높다고 하면 당연히 병원은 우리에게 이 일을 다 하게 하겠지. 몇 년전에 병동에 보조원을 줄이면서 이브닝때 간호사 업무가 늘어버렸던걸 기억해봐~  

간호사 1인당 환자수 줄이기! 간호사도 웃고 환자도 웃고,
의료기관 서비스 평가, 언제라도 당당하게 받자!

꼴찌병원의 간호사란 말은 나도 싫다. 하지만 2004년 그때만 반짝해서 받은 1등은 전혀 자랑스럽지 않았다.
남들처럼 8시간 일하고 쉴 수 있는 병동, 간호사 1인당 5명, 아니 10명까지만 일단 줄여도 난 즐겁게 일할 수 있을꺼다. 1년도 못 채우고 힘들어 병원을 나가는 후배들을 다독이고 손잡아 함께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환자의 머리상태, 욕창생길까 챙겨주고 손잡아주고 위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정서적 지지’, 솔직히 병원에서 완전비현실적이란 거 누구나 경험해봤을 거다)
이런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조건들은 평가에 안 들어가나?

정말 정말 간호사 1인당 환자수 좀 줄었으면 좋겠다.
그때쯤엔 언제쯤일지 모르지만 우리도 당당하게 의료기관서비스평가에 임하고 가슴 설레이며 성적표를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생각만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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