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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지부장 담화문

조회 수 3357 추천 수 14 2009.08.10 02:04:04




<담화문>

쌍용자동차 지부는 ‘대형 참사’를 막아야 하기에 결단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자르는 ‘죽음의 행렬’을 끝내 막지는 못했습니다!



1. 오늘(6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는 “점거 파업농성 77일차, 굴뚝 고공농성 86일차, 공권력 전면투입 18일차”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화약고라고 불리는 도장공장의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마지막 노사교섭을 제안하였습니다.

쌍용자동차 지부는 벼랑 끝에 서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의 희생을 줄이고 대형 참사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결단 하였습니다. 그리고 노사 간에 최종합의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자르는 정리해고, ‘죽음의 행렬’을 끝내 막지 못했습니다. 이점 전국의 동지들에게 면목이 없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 쌍용자동차 지부는 그동안 쌍용자동차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와 쌍용자동차 자본은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상실하고 탄압과 폭력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특히 농성 중인 조합원들은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였습니다.

물과 부식, 가스와 전기가 끊긴 상태에서 매일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처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17일 동안 주먹밥으로 연명하던 노동자들은 전기가 끊긴 도장공장의 암흑 속에서 촛불을 켜고 밤을 지새웠습니다. 인도적 차원의 의료진 출입마저도 거부되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국민인지 몇 번을 의심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공권력의 광기와 폭력에 치를 떨었습니다.


3. 특히 어제는 경찰특공대를 포함한 공권력 등의 침탈로 150여명의 농성 조합원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습니다. 3명의 조합원이 추락하였고, 그 중의 한 명은 척추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회사의 용역과 구사대는 평택공장 밖에 있는 시민들까지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했습니다. ‘무법천지’가 따로 없었습니다. 테이저 건과 고무총을 소지한 경찰특공대는 용산참사 때처럼 컨테이너 3대를 상공에 올려 진압을 하였습니다.

이미 상식을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노동자가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투쟁은 불법폭력으로 매도되고, 정부와 자본에 의해 자행된 폭력은 합법으로 위장되고 있었습니다. 분노를 넘어 절망과 자괴감마저 들었습니다. 노동자의 정당한 투쟁을 왜곡하고, 확대해석하여 불법과 탈법의 ‘딱지’를 덧붙이고 있었습니다. 마녀사냥도 이런 마녀사냥은 없습니다.


4. 분명히 밝힙니다. 쌍용자동차 지부는 지금까지 대화와 협상을 거부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 정리해고 투쟁은 ‘함께 살자’는 노동자의 절절한 몸부림이었습니다. 쌍용자동차 지부는 가정을 파괴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앗아가는 극단적인 정리해고가 아닌, 다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이미 수차례 제출하였습니다.

그러나 쌍용자동차 지부의 소중한 바램은 버려지고, 외면을 당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와 쌍용자동차 자본에게는 ‘소통’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노사 간의 문제라고 외면했던 이명박 정부는 대형 참사의 시작을 예고하는 경찰특공대를 파견하면서 폭력적으로 개입하였습니다.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명박 정부가 투입해야 할 것은 공권력이 아니라 ‘공적자금’이었습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쌍용자동차의 정상화를 위해서 즉각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합니다.


5. 쌍용자동차 지부는 점거 파업투쟁 77일 동안 목숨을 걸고 투쟁했지만, 힘이 부족해 정리해고를 끝장내지 못했습니다. 강고한 투쟁을 이어왔기에,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와 쌍용자동차 자본의 사람 죽이는 정리해고의 벽을 넘지 못하고 투쟁을 마무리하게 되어 더욱 그렇습니다.

전국의 연대 동지들에게 당부 드립니다. 남겨지고 부족한 몫은 채워주시길 바랍니다. 이후 쌍용자동차 지부의 투쟁이 역사적으로 어떠한 평가를 받을지 모르지만, ‘함께 살기’ 위한 길을 만들어 내는데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땅, 그 어느 곳에서도 죽음의 행진을 만드는 정리해고는 반드시 없어져야 합니다.

점거 파업투쟁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지도부를 믿고 함께 해주신 조합원 동지들께 정말 “고생했다”는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6. 쌍용자동차를 사랑하는 국민여러분께 그동안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쌍용자동차 지부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행진’을 멈추어야 하는 절박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1%의 자본만을 살찌우기 위해 사람을 자르는 정리해고 방식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풍요로운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가슴이 메어지는 안타까움은, 이번 정리해고 투쟁과정에서 6명의 소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이 사실이었습니다. 이번 충격으로 평생을 한과 설움과 한숨과 절망의 고통 속에서 살아갈 유족들에게 진심을 담은 위로를 보냅니다.

또한 회사가 갈라놓은 해고자와 비 해고자의 갈등은 한 가족이었던 조합원들에게 짊어져야 할 커다란 상처로 남았습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 지부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저 또한 평생 짐으로 안고 살겠습니다. 저는 오늘 자진출두 하면서 어떠한 처벌과 대가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것은 우리 노동자의 투쟁이 너무도 정당했고, 여전히 정당하기 때문입니다.


7. 끝으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을 위해 아낌없는 성원과 애정을 보내주신 국민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매우 힘들고 고달픈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쌍용자동차 지부는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과 평등세상을 향해 올곧은 투쟁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쌍용자동차 투쟁을 엄호하고 사수해 주신 모든 연대 동지들에게 동지적 애정을 보냅니다. 동지들의 연대가 있었기에 이 투쟁이 가능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더불어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 주신 정치권, 사회 원로, 종교계, 시민단체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우리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아쉬움이 남지만, 더욱 올곧게 설 수 있도록 비판보다는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듬뿍 주시기 바랍니다. 누가 뭐래도 우리는 민주노총의 조합원입니다. 한분 한분의 동지들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간절히 기다리던 비가 지금 오네요.


                                                                        2009년 8월 6일(목)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 한 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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