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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직군제 폐지 없는 정규직화 의미 없다”  
  우리은행, 정규직화의 새로운 가능성인가 차별의 고착화인가  
  

조수빈 기자  / 2007년01월24일 18시38분  

우리은행 노사가 지난해 12월 비정규직 3,100명을 정규직화 전환과 함께 직군제 도입을 합의한 것과 관련해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우리당과 정부는 당정협의에서 ‘우리은행모델’을 긍정적 사례로 꼽고 다른 기업에도 확산되도록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언론도 ‘새로운 정규직화의 가능성’이라고 선전에 나섰다.


‘현실적 대안’이었다는 노동계 내부의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 정규직화 전환이 오히려 차별을 고착화시킬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노동계 내부에서도 입장 차가 선명하다.


23일 민주노동당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우리은행 사례, 정규직화의 새로운 가능성인가, 차별의 고착화인가?’ 토론회에서 김성희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분리직군제 폐지 없는 정규직화는 의미없다”며 “분리직군제를 통한 정규직화가 ‘현재적 대안’이라는 말은 자칫 현재에서 일부 수정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흐를 수 있다”고 경계했다.


약 3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김성희 소장의 발제로, 이승민 금융노조 정책실장과 김금숙 전국사무금융연맹 교육선전실장, 김경란 민주노총 정책국장, 박정옥 한국여성민우회 팀장, 김진 법률사무소이안 변호사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최근 우리은행의 정규직화 사례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함으로써 고용안정이 보장되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당정이 지난 협의에서 산업인력공단과 한국도로공사 등을 시범기관으로 지정해 이번 사례를 적용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확산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타 업종으로도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김성희 소장은 “분리직군제는 곧 비정규직 차별직군제, 성차별적 여행원제의 부활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분리직군제를 통한 정규직화에 한계 또한 매우 크다”며 “정규직화로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기간만 장기인 한시적 계약직에 머물 수도 있다”고 덧붙이고 “일본형 코스별 관리제도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코스별 관리제도는 직무상의 차등을 통해 보상, 승진 상의 차등을 합리화하는 것.


김성희 소장은 “우리은행은 비정규입법에 대비하여 비정규직을 정규직과 분리된 별도의 직군의 군으로 만들고, 비정규직 내에서도 정규직처럼 직군을 분리해서 운용하고 있다”며 “우리은행의 정규직화 합의는 분리직군제와 별도로 얘기될 수 없으며 직무성과급의 확산과도 분리하기 힘든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직무성과급를 통해 정규직 내 차별도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발제에 이어 토론자로 나선 이승민 금융노조 정책실장은 “우리은행의 사례는 현실적 대안이었다”며 “분리직군제를 통한 정규직화가 차별을 고착화시킬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비정규직의 외주화를 막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이들을 조직화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다시 여행원 부활


1989년 남녀고용평등법 이후 폐지된 ‘여행원제’가 다시 부활하는 것이라는 부정적인 입장도 나왔다.


김금숙 사무금융노조 교육선전실장은 “과거 정규직 구조조정 대상으로 여성들이 우선적으로 해고되었다가 여성들이 다시 비정규직으로 고용되는 과정을 거쳐 다시 분리직군제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는 결코 새로운 제도가 아니며 이미 노동부로부터 차별적 제도로 인정받은 바 있다”며 “직군제와 함께 2금융권에서 시도되고 있는 차별적 제도에 관한 사례를 통해 기업 전반으로 여성고용구조의 개악이 시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금숙 교육선전실장은 또 “직군제 도입이 사회적 칭찬을 얹어서 힘을 실고 있는데 실제 과거 직군제가 도입되어 이를 철폐하고자 투쟁하는 조직들과 사측의 직군제 도입에 맞서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조직들이 사실상 전의를 상실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박정옥 한국여성민우회 팀장은 “분리직군제는 비정규직이 했던 업무가 가치절하되어 직군제로 그대로 분리되는 것”이라며 “비정규직이 했던 업무가 분리돼 승진체계, 임금체계에 적용되는 것은 불합리하며 비정규직 즉 여성노동자가 했던 업무를 그대로 고착화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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