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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10507191114§ion=02"병원에서 간병인 때문에 화났다고요? 그렇다면…"
[핵가족 시대, 환자는 누가 돌보나·下] "간병인, 병원이 직접 고용해야"


"중증질환자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병원비 외에도 간병비로만 하루에 최소 5~6만 원씩을 쓴다. 환자에겐 큰 부담이다. 만약 간병인이 제대로 서비스를 하지 않고, 오히려 웃돈을 바라면 얼마나 화가 나겠나.

일부 간병인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 역시 24시간 동안 간병하다 보니 나름대로 요령을 피우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것 역시 사실이다. 정해진 휴식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 틈틈이 자야 한다. 밥을 사 먹을 수 없으니 환자들이 남긴 밥을 먹거나 얼린 밥을 싸와서 먹는다. 지금 구조에서 간병 서비스를 제대로 하면 간병인은 골병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간병인들을 내버려둬야 하나. 그것도 아니다. 누군가 책임을 지고 제대로 관리를 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책임을 지는 이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부 간병인들의 문제가 있는 행동을 제재하기 어렵다. 결국 환자들만 죽을 지경이다."

양봉석 환자복지센터 소장은 간병 서비스에 대한 환자 보호자의 불만에 대해 "간병 서비스가 제도화되지 않아서 오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간병인 때문에 문제가 되더라도 책임을 물을 대상이 없다"며 "이제 간병인도 제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원이 공식적으로 간병인을 교육하고, 문제가 생기면 병원이 책임을 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간병 서비스 질 저하, 누구에게 따져야 하나"

현정희 공공서비스노조 수석부위원장도 "간병 서비스가 제도화되지 않으니 간병인은 간병인대로 힘들고, 환자와 보호자는 그들대로 힘들다"고 거들었다. 현 부위원장은 "외국에서는 간병인이 24시간씩 6일 동안 일하는 경우가 없다"며 "(한국의 간병인 고용 시스템이 다른 이유는) 간병 일이 현재 비공식 업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 부위원장은 "간병업체(유료소개소)는 간병인에게 소개비뿐 아니라 월 회비 등 각종 명목으로 돈을 받아가지만, 간병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면 병원과 유료소개소 모두 책임을 안 진다"며 "병원에서는 간병인은 우리 직원이 아니라고 하고, 소개소는 소개료만 받고 소개를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양 소장은 "모든 간병소개소가 엉망으로 운영되지는 않는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는 "지역 센터, 간병노조, 사회적 기업과 같이 양심적으로 운영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곳은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간병인이 수입 대부분을 가져갈 수 있게 해줘서 상대적으로 괜찮다"고 말했다. 병원이 간병인을 직접 고용하는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간병인 소개소, 돈만 챙기고 교육은 없다

문제는 일부 유료소개소다. 양 소장은 "간병협회라고 불리는 곳은 대부분 직업소개소"라며 "간병 일을 하겠다는 사람이 많지 않으므로 소개소는 간병 일을 하려는 사람을 무작정 뽑아서 교육도 제대로 시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요양보호사의 경우 '요양보험서비스 제도'가 시행되면서 지난해부터 국가자격시험을 보도록 했지만, 간병인에 대한 교육과 자격에 대한 별도의 기준이 없는 탓이다.

유료소개소는 법적으로 간병인에게 직업 소개비를 3만5000원 이상 못 받게 돼 있다. 그 대신 간병인에게 일회성 비용인 등록비와 교육이수비용, 매월 내는 회비를 따로 걷는다. 지난해 건강보험공단이 낸 자료에 따르면, 간병인의 70% 이상이 등록비 10여만 원과 교육이수비용을 냈고, 61.9%가 매월 회비로 6만 원 미만을, 37.7%가 6만 원 이상을 냈다.

양 소장은 "소개소가 뜯어가는 돈이 있으면 간병인은 소개비를 보충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환자 부담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음성적인 리베이트 관행, 환자 부담 늘린다"

일부 소개소와 병원 간에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리베이트 관행도 문제다. 그는 "일부 간병회사도 병원과 독점적으로 계약하기 위해서 병원에서 필요한 장비 구입 비용을 대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수천 개의 간병인 공급업체가 난립한 탓에 독점적인 공급 계약을 얻어내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양 소장은 "소개소는 병원에 내준 만큼 자기들도 (간병인들에게 비용을) 회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료소개소가 간병인에게 회수하는 비용이 많아질수록, 최종 부담은 간병인이나 환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현 부위원장도 "간병업체(소개소)는 독점적으로 간병 영업을 하길 원하므로 리베이트를 주고서라도 병원과 관계 맺기를 바라지만, 이러한 실태는 음성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병원, 업무 지시하지만 책임은 안 진다"

간병인은 병원의 공식 노동자는 아니면서, 사실상 병원 업무를 맡는다.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하는 일을 하도록 요구받기도 한다. 현 부위원장은 "소변량 체크나 가래 뽑기가 간병인이 의례적으로 하는 일로 돼 있는 병원이 많다"면서도 "그러나 정작 보건복지부에 물어보면 이런 일들은 간병인이 해서는 안 된다고 답한다"고 말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한국은 간호 인력이 워낙 부족해서(OECD 국가 평균의 1/3 수준) 간호사들이 하는 일이 간병인에게 넘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단 4년마다 한 번씩 예외가 있어요. 그 며칠 동안에는 간호사들이 하는 일을 간병인이 떠맡는 경우가 없죠. 바로 병원 평가를 할 때죠. 그때는 간호사들이 (간병인이 하던) 소변량 체크나 가래 뽑기 같은 일을 다 합니다. 그때만 제외하면, 간호사와 간병인 사이의 업무 경계가 모호한 게 보통입니다.

병원이 사실상 간병인에게 업무를 지시하지만, 공식적으로 드러나거나 문서에 기록되지는 않죠.

만약 병원 간호부에서 공식적으로 간병인을 교육하면 병원이 간병인 사용의 실질적 책임자가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들어올 테니까요. 이 때문에 간병인 교육은 유료소개소(간병업체)에서 알음알음 이뤄지거나 병원에 와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배우는 식으로 이뤄지죠."

다른 OECD 국가에는 간병인 제도가 없다

외국은 어떨까. 현 부위원장은 "다른 OECD 국가에서는 병원이 간병까지 다 해준다"며 "입원을 하면 식사부터 일상생활 수발까지 병원에서 다 해주는 게 당연하다"고 지적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또한 "외국은 간병인 제도가 따로 없이 간호팀이 간병 서비스를 담당한다"며 "간호사의 지도 감독하에 업무를 보조하는 인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간병인에 해당하는 간호 인력이 병원에 직접 고용돼 환자에게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현실은 다르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간병인의 70%가 간병소개업체를 통해 일자리를 구했다. 종합병원 11개소에서 일하는 간병인 7997명 중에 오직 1.7%가, 병원급의 경우 간병인 1만5300명 중에 1.8%만이 병원에 직접 고용됐다. 상급종합병원 중에 간병인을 직접 고용한 곳은 없었다.

"건보 지원 없이 제도화하면 환자 부담 늘어날 것"

정부도 간병 서비스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인정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5월 10개 병원을 선정해 '병원 간병 서비스 제도화를 위한 시범사업'을 벌였다. 서비스를 받은 환자의 76.9%가 경증 환자로 간병인 한 명이 환자 3~6명을 맡는 식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제복을 입고 교육받은 분(간병인)들이 들어가니 서비스 질도 높았고 환자들도 좋아했다"면서도 시범사업 대상이 주로 경증 환자였다는 점은 한계로 꼽았다. "정작 간병이 필요한 중증환자는 단독 간병을 받아야 하는데 비용이 너무 비싸서 감당이 안 됐다"는 것이다.

시범사업 당시 복지부가 간병 서비스를 비급여로 제도화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반발을 샀다. 이는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 대다수 환자가 간병 서비스 비용 전액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 간병 서비스 비용은 최저임금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되는데, 간병 서비스를 제도화하면 근로관계 법령을 지켜야 하고 4대 보험도 가입시켜줘야 해서 비용이 늘어난다"며 "건강보험 지원 없이 제도화하면 환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처럼 사적 시장에서 인력을 공급하는 시스템 그대로 제도화하는 게 맞는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간병은 치료의 일부, 병원이 책임져야"

현 부위원장은 "파견업체가 고용하는 식으로 간병 서비스가 제도화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간병은 치료와 간호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런데 간병에 대한 책임을 병원이 아닌 파견업체가 진다면, 결국 환자에게 대단히 불리해진다"며 "병원이 책임지고 교육하고 훈련하고 업무를 지시해서 병원 직원으로서 일하는 것과 그때그때 바뀌는 파견업체에 고용된 것 사이에는 서비스 질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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