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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평가? 자율인증 평가?

조회 수 4282 추천 수 10 2010.05.18 11:29:48
<충북대 병원 분회 소식지 (펌)>

3년에 한번 돌아오는 의료기관 평가. 국가주도하에 300병상 이상의 병원 대상으로 3년 주기로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현행 의료기관 평가는 병원노동자들에게는 괴로운 일이었지만 환자 중심의 의료환경이 조성되고 의료기관 서비스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보았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기존 의료기관 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상시평가를 하도록 요구해왔고 보건산업진흥원도 올해부터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올해 예산배정이 되지 않음으로 인해 국가주도의 상시평가 계획은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정부가 의료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지만 ‘의료기관평가 인증제’에 관한 논란이 크고 4월 28일에는 국회에서 토론회도 있었다. 법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2011년 하반기에나 인증제에 의한 평가는 법적 근거가 생긴다. 그럼에도 병원현장에서는 인증제에 의한 평가준비가 한참이다.
4월 29일 오후 4시, 충북대병원 간호부가 주관하는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행사에서도 인증제 평가에 대한 설명회가 있었다.
대다수의 간호사들과 노동조합도 그 자리에서 설명을 들었지만 이전에 했던 의료기관 평가와 어떻게 달라진다는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할뿐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었다.
이전 평가 때는 외워서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인증제에 의한 평가는 시스템(?)으로 평가하는 것이어서 외워서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전 평가는 모범답안이 있는 것이었다면 인증제 평가에는 모범답안이 없다고도 했다. 설명만 들어서는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평가받을 노동자들을 훈련시킬 것인지 알 수 없는 일.  

“노동조합은 평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환자 안전과 의료질 향상을 목적으로 제대로 된 평가기구와 평가기준을 만들어 제대로 된 평가를 하자는 것이다. 우후죽순 난립하는 민간 평가기관 회사에만 전적으로 의료의 질을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의 책임도 소홀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바쁘면 식사도 못하고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일하는 병원 노동자들은 일시적인 평가 때문에 혹사당하고 싶지 않다. 적정한 인력의 병원 노동자들이 웃으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환자서비스와 의료의 질도 당연히 올라갈 것이다.”    

연세의료원은 2007년 JCI(국제의료기관평가) 인증을 받았고 올해 다시 재인증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전화벨이 세 번 울리기 전에 전화를 받아야 한다.’는 매뉴얼로 인해 괴롭단다.
바쁜 업무시간에 숙제검사하듯 병원이 매뉴얼대로 잘 하고 있는지 불시에 확인전화를 하는 건 기본. 환자인척 전화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며 친절도를 평가하기도 하고. 평가대비 교육을 근무시간외에 받고 일대일, 둘 셋씩 짝지어 외우라고 하고 서로 체크. 3일전에 받은 교육내용이 2-3일새 바뀌는 일도 다반사. 정확한 평가지침이나 지표를 모르기 때문이다.
간호기록 3-4개월 전 의무기록까지 다 뒤져서 완벽하게 완성하고, 근무후 2시간 동안 남아서 다른 사람 기록까지 리뷰하는 건 당연한 업무.
화재 평가시에도 처음엔 환자들 동요한다고 “불이야~”하고 외치지 말라고 했다가 나중엔 외치라고 말 바꾸고. 평상시에는 환자 입원시간이 정해져있지 않아 시도 때도 없이 입원하다가 평가기간에는 오후 4시 이후로 바꿔서 환자 기다리게 하고.
JCI평가에서 약품은 병동에 있으면 안된단다. 진통제 같은 비상약품도 비치할 수 없어서 필요한 환자에게 투약할 때쯤이면 환자는 고통을 받을만큼 받은 후! 그래서 탈의실 같은 곳에 숨기는 상황도 생긴다. 그런데 화재안전을 위해 탈의실도 열어보니 감출데도 없다고.
병실 냉장고 관리도 해야 하는데 간호사가 음식마다 라벨링 점검한 후 보호자가 무심코 뚜껑하나 라벨링 없이 넣어도 난리가 나고.
한번 개봉한 약은 버려야 하므로 항생제 스킨테스트 한 후에도 버려야해서 결국 환자가 2배의 비용지불 할 수밖에 없고. 소아환자에게 들어가는 고가약도 마찬가지여서 보호자의 항의속출.
과다한 기록업무에 체크리스트로 인해 환자에게 신경쓸 시간 줄어들고. 청소는 기본, 환기구, 창틀, 드레싱 카트, 주사걸이대 바퀴까지 반짝반짝해야.
결국 ‘암기의 달인’ 간호사들을 만들어내고 평가 때문에 그만두는 간호사도 생길지경이라고. ‘평가단을 위한 깜짝파티’에 사람 잡겠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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