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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모든 기업이 24시간 2교대 하면..."

조회 수 3192 추천 수 1 2008.02.01 10:00:20

이명박 당선인의 발언과 행보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불공단에 전봇대가 2개 있는데 이것 때문에 기업들이 물류 수송에 어려움을 겪어 일하기 힘들어 하더라는 발언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갑자기 한전이 비오는 와중에도 전봇대를 2개 뽑았다. 이후 ‘그 (뽑은) 전봇대가 (당선인이 이야기한) 그 전봇대가 아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관료주의의 상징으로서 전봇대가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문제는 전봇대가 아니라 대불공단의 전체적인 시스템과 기간 시설의 문제였는데 이명박 당선인의 발언으로 만들어진 ‘전봇대 정국(!)’이었던 셈이다. 언론까지 당선인과 인수위의 발언에 좌불안석이니 이쯤 되면 아무렇게나 생각 없이 말을 툭툭 던져 보좌진을 긴장하게 만들었다는 노무현보다도 한 수 위인 것 같다.


이런 이명박 당선인이 29일 또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하고야 말았다. 29일은 원래 민주노총을 방문하기로 되어있던 날이었다. 이석행 위원장이 비정규직 집회관련 출두요구에 응하는 것을 전제로 간담회를 하자던 이명박은 민주노총이 이를 거부하자 간담회를 취소했고 같은 날 불시에 GM 대우 부평 공장을 방문했다. 2001년 정리해고로 많은 노동자들의 목줄을 죄었고 현재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추위에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그 GM 대우 공장 말이다.


사장 출신이어서, 그것도 건설회사 사장 출신이어서 CEO 정신으로 충만한 이명박은 GM 대우가 5년간 파업이 없었는데 앞으로도 없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달했다. 그리고 한 마디를 더 보탰다. 바로 "대한민국 모든 기업이 24시간 2교대로 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라는 발언이었다.


이 정도면 개념이 보통 없는 것이 아니다. 이명박이 이야기한 24시간 맞교대는 최악의 근무 스케쥴로 이미 서구 선진국들에서는 그 자취를 찾아볼 수가 없다. 24시간 일하고 아침에 멍한 정신으로 퇴근해 낮에도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밤에는 낮에 선잠 잔 것 때문에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한 채 다시 멍한 정신으로 출근해야 하는 24시간 맞교대는 사고율도 높이고 노동자들의 생체리듬을 최악으로 망가뜨리는 등 노동자들의 건강을 갉아 먹는다. 그 뿐만 아니라 심각한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은 만성적인 알코올 중독 등에 시달리게 되고 사회생활이 없어서 사회적 건강도 훼손 된다. 뿐만 아니라 당선인께서 그렇게나 좋아라 하시는 ‘생산성’이나 ‘효율성’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전혀 실용적이지 않은 근무형태이다.


얼마 전 교대제와 관련한 국제 세미나에 참석할 일이 있었다. 핀란드의 국가 연구기관에서 참석한 발제자는 우리나라의 교대제 형태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금속산업 노동자들의 2조 2교대가 ‘가능한 근무형태냐?’며 놀라움을 표시한 것이다. 어떻게 야간노동을 쉬지 않고 일주일씩이나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야간근무 끝나고 최소한 16시간은 쉬어야 하는데 그게 불가능한 ‘살인적’인 스케쥴이라는 것이다. 핀란드 학자의 입장에서는 노동운동도 과격하기로 유명(?)한데 어떻게 그런 스케쥴을 견디며 살 수 있냐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명박은 이것보다 더한 24시간 맞교대를 이야기한 것이다.


당선인이 이야기한 24시간 맞교대는 1년 근로 일수를 150일로만 따져도 연간 노동시간이 3,600시간에 이르게 되는 살인적인 근무형태인 것이다. 얼마 전까지도 철도 등에 일부 남아 있던 이와 같은 근무체계는 최근 많이 개선된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아파트 경비나 시설관리 등의 업무에 일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7위 국가가 목표라더니 노동시간만 보더라도 세계 최하위인 노동조건을 바탕으로 한 세계 7위 국가였나 보다.


24시간 맞교대를 수년간 해온 철도 노동자들 사이에는 떠도는 말이 있다. 정년퇴직하고 나면 초상집 찾아다니기 바쁘다는 것이다. 정년퇴직하고 나면 갑자기 많은 동료와 선배들이 사망한다는 이야기인데 이것이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게 아니다. 독일의 한 수면연구소의 결과에 따르면 야간노동을 하는 경우 수명이 일반인에 비해서 13년이나 짧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의 2007년 발표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평균 수명은 74세이다.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도 야간노동을 한 노동자들의 평균 수명은 61세이다. 그러니 24시간 맞교대의 살인적인 근무 형태를 수십 년 버티고 정년퇴직한 철도 노동자들이 정년퇴직 후 몇 년 안에 줄초상이 나는 것은 별로 신기한 일이 아니다.


이명박은 국민의 평균 수명을 13년씩 낮추고 싶은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발언을 할 수는 없다. 노동조건에 대한 관심이 조금만 있어도 아니 하다 못해 노동시간에 대한 관심이 조금만 있었어도 이런 식의 장시간 노동이 그가 그토록 좋아하는 글로벌 경쟁에 적합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명박은 그가 왜 네티즌 사이에서 2MB(2 메가바이트)라고 불리 우는지 곱씹어 봐야한다. 아무리 개념 없는 건설회사 사장 출신이라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다. 지나치면 죄가 된다

[김인아의 당장멈춰] GM대우 부평공장 찾아 '교대제' 망언
김인아(한노보연)  / 2008년01월30일 17시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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