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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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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노조, 11일 총파업 예고···“어린이 병상 축소 반대”

“김영태 원장, 국가중앙병원이라면서 어린이병원 병상 수 축소 주장”
“병원 인력난 심각···위험·야간노동 2인1조 실시·중환자실 1:2 인력↑”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파업을 결정하며 어린이병원 병상 수 축소에 반대하고 나섰다.

의료계에 따르면 4일 서울대병원 노조의 마지막 조정회의가 진행됐다. 노조는 파업사태를 막고 막판 타결을 위해 병원장을 포함한 4대 4 교섭을 제안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측은 전혀 수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올해 부임한 김영태 병원장은 공공병원장으로서 서울대병원 공공의료에 대한 어떤 계획도 내놓지 않는 등 전혀 파업사태 해결 의지가 없는 태도를 보여 결국 조정 결렬됐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는 “우리나라 국민에게 ‘국가중앙병원’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절대다수가 서울대병원을 떠올린다”며 “김영태 신임 서울대병원장 역시 취임하며 ‘국가중앙병원으로서 다양성·형평성·포용성을 원칙으로 환자 중심 의료문화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임사가 무색하고 국가중앙병원이라는 서울대병원의 위상이 무색하게도, 각종 지표를 통해 보는 서울대병원의 민낯은 처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교수 휴게실은 한 층 통째, 어린이병원 병상 수는 축소

노조는 수년간 어린이 무상의료를 서울대병원에서부터 실시할 것을 요구해왔으며, 작년 임단협 투쟁을 통해 어린이 환자 의료비 상한에 대해 국립대학병원협회에서 정부에 입법 청원을 진행할 것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내년 어린이병원 리모델링 계획안에는 1500평 중 3층 전체(134평)을 교수휴게실로 만들고, 어린이병원 병상은 14개 축소하려 하는 내용이 들어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말로는 6~7인실 위주의 과밀한 병동 구조를 개선해 1·2·4인실로 바꾸겠다는데, 오래되고 과밀한 병동은 개선해야 하나 여기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1인실의 경우 비보험 병실이기 때문에 병실료가 더 비싼 곳이 결국 늘어나게 되고, 이는 결국 환자의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교수 휴게실을 과도하게 늘리고 병상 수를 축소하며 환자부담은 늘린다는 것인데 이는 서울대병원의 공공적 역할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가 항의하니 병원은 ‘그렇다면 의사들이 희생해야 하느냐? 교수 휴게실은 줄이지 않고 병상 수는 축소할 것’이라고 막말하는 등 비상식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김영태 병원장은 부족한 공간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병실 축소 없는 어린이병원 병상을 유지하라”고 주문했다.

 

◇국립대병원 퇴직 간호사 59% 육박···입사 2년 안 돼 그만둬

올해 노조는 서울대병원 64명, 보라매병원 53명 총 117명의 인력충원과, 병가·청가·휴가 등 상시적인 결원에 대한 660명 대체인력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김영태 병원장이 정원확보를 위해 최우선으로 노력하겠다고 했으나 작년 노동조합이 서울대병원과 합의한 인력조차 기재부 인력통제를 핑계로 회피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서울대병원은 계속 확장되고 있으며 환자도 증가하고 환자 중증도도 높아지고 있어 인력 부족은 환자 안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올해 노동조합은 환자 안전을 위해 중환자실 간호사 대 환자의 비율을 1대 2로 요구하고 있으며, 주간과 야간에 간호사 수를 동일하게 유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는 간호사 1명당 3명 이상의 환자를 담당하며 신생아 중환자실은 1대 5까지 보고 있다. 보라매병원 내과중환자실은 지난 10개월간 간호사 16명이 퇴직했다.

노조는 “감당할 수 없는 업무로 인해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떠나고 있다”며 “인력이 없어 연장근무는 일상이 됐고 휴가는 물론 점심시간조차 온전히 누릴 수 없으며, 간호사들은 시간도 없어 밥을 굶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어 “인력 부족 문제는 환자안전과도 직결되나 김영태 병원장은 노동조합 요구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위험·야간노동 여전히 1인 근무···과로로 쓰러져도 ‘나몰라라’

‘공공기관 안전관리 지침’에도 명시됐듯 위험업무와 야간업무는 2인 1조로 작업하는 것이 원칙이며, 노조는 이를 매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에서는 안전인력 확보가 단 한 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설설비노동자들은 아직도 사다리 작업을 할 때 혼자 올라가고, 밤에 전기누수 작업을 하러 갈 때도 혼자 작업에 나서며 이에 따라 사직률도 매우 높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노조는 “응급환자이송 노동자 역시 과도한 연장근무로 인해 질병에 시달리며 돌아가며 병가를 받고, 주 6일 근무가 일상이며, 인력이 부족해 3교대 중 비는 교대시간을 그때그때 연장근무로 채워 아침에 퇴근하고 점심에 출근하기도 한다”며 “한 달에 4~5일도 쉬는 날이 없다 보니 과로에 시달린 노동자가 쓰러지는 일까지 생기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공기관 역할은 나몰라라, 서울대병원 낯부끄럽다!

노조는 ‘장애인 고용과 사회참여 유도에 가장 인색한 병원 1위는 서울대병원’이라고 비난했다.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못했을 때 공공기관이 납부해야 하는 부담금이다. 서울대병원은 병원 전체 직원 수 대비 2.58% 장애인 고용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지키지 못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고용부담금을 총 130억 9000만원 납부했다. 이는 전체 공공기관이 납부한 납부액의 11.1%에 달한다.

또 장애인의 지속적인 일자리 제공과 사회참여를 위해 공공기관의 장애인 표준사업장 생산품 구매비율 역시 0.6%로 정해져 있다. 그런데 서울대병원은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아 최근 3년간 구매비율이 0%이라고 노조는 설명했다. 노조는 “서울대병원이 국가중앙병원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울 지경인 처참한 수치”라며 “김영태 병원장은 노동조합의 장애인 노동자 권리 강화와 고용보장 요구를 즉각 이행하라”고 지적했다.

 

◇8000명 직원은 임금인상 1.7% vs 의사 수당은 60% 인상

노조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2023년 의사직에게 ‘진료기여수당’ 명목의 성과급으로 435억원을 예산 편성했다. 여기에 더해 김영태 병원장은 469명의 의사들을 대상으로 '진료 수당' 100억 추가 지출을 결정했다. 이는 1인당 평균 577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의사직에게만 총 706억 원이 지급되는 것이다.

또 서울대병원은 선택진료비 폐지에 따라, 2016년 의사성과급제라는 비판을 받은 선택진료수당 대신 진료기여수당을 신설했다고도 노조는 설명했다. 진료기여수당은 환자 수, 검사 수, 수술 건수에 따라 높은 금액을 받을 수 있는 수당이다.

문제는 서울대병원 평균 진료시간은 5분으로 유명하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는 “결국 진료의 질은 높지 않으면서 과잉진료를 많이 보기 위한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수당”이라며 “진료수당은 외래진료 시 1시간당 수당을 책정해 지급하는 것인데 병원은 이를 ‘필수의료인력 지원 대책 마련’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직 외 서울대병원 8000명의 직원은 필수의료 인력이 아니란 말이냐”며 “김영태 병원장은 물가상승률 반영하고 병원 노동자 이탈을 막기 위한 실질 임금인상 실시하라”고 강조했다.

 

◇파업 기간에 페스티벌 강행···공공병원장으로서 타결안 제시해야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 노동자들은 환자안전을 지키기 위한 파업에 나선다. 그런데 노조에 따르면 김영태 병원장은 공공병원장으로서 노동조합의 정당한 파업 투쟁 기간에 병원 앞마당에서 창립기념일 행사라는 명목으로 연예인을 불러 페스티벌을 열겠다고 한다.

노조는 “노동자들은 공공의료를 사수하는 투쟁을 하러 나오는데, 명색이 공공병원장이라는 사람이 전망도 문제 해결책도 없이 보란 듯이 맞불을 놓고 대응하겠다는 것”이라며 “서울대병원분회 노동조합은 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바로잡는 투쟁, 공공의료를 지키는 공동파업으로 승리할 때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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