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언론보도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64882&CMPT_CD=TAG_PC

 

 

불법을 조장하는 병원... 간호사도, 환자도 위험하다

[살리는투쟁 ②] 불법의료로 고통 받는 병원 현장, 지역필수의료 붕괴 우려

 

병원의 간호사들이 의사 부족으로 인한 불법의료 행위 강요와 의사들의 갑질로 힘들어하고 있다. 간호사들은 극심한 노동 강도도 모자라 불법의료 행위 강요, 갑질에 시달리다가 사직하고, 이는 간호사 인력 부족으로 이어져 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의료법상 처방전 발행은 의사의 업무라서, 수기처방전(원외처방전)을 대리작성하도록 지시하는 것은 불법의료행위이다. 그럼에도 현재 모 대학병원에서는 의사들이 간호사에게 자신의 의사 면허번호를 알려주면서 수기처방전을 대신 작성하라고 지시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수기처방전 대리작성 지시는 의사의 업무를 간호사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간호사는 환자 간호시간도 부족한데 그 이상의 부담을 떠안게 된다. 이는 의료사고 등의 위험을 높여 환자의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의료의 질 하락을 불러온다. 

 

대리처방을 위해 간호사들이 의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심지어는 2차 인증서 비밀번호까지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환자의 수술 상처에 문제가 있으면 의사가 직접 와서 보고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데 간호사가 환자의 상처와 신체 사진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의사에게 전송하면 그것을 보고 업무를 지시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의사의 업무인 피검사, 객담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검사의 '처방 입력'을 간호사에게 전가하는 등 불법적인 행위도 일어나고 있다. 처방권한은 의사의 고유권한이고, 책임주체도 의사이다. 혈액검사나 객담검사, 조직검사결과는 환자의 질병을 진단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치료계획을 세우는 데도 중요한 지표이다. 그런데도 의사들은 자신의 '처방입력' 업무를 법적으로 권한이 없는 간호사에게 불법적으로 전가하고 있다.

명백한 불법행위가 의사 수 부족으로 인해 묵인되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간호사들은 의료사고 등의 문제 발생 시 대부분의 책임을 떠맡아야 하기에 불안한 마음으로 매일을 긴장 속에 일하고 있다.

병원은 직종 간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직종 간, 부서 간 협업이 되어야 진단부터 치료, 입원부터 퇴원 과정까지 환자가 안전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의사와 간호사 간 협력이 아닌 상하구조적인 관계로 업무지시를 하거나, 심지어는 의사업무수행, 환자들 앞에서의 인격모독 등 갑질을 일삼고 있어 현장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노조 측은 직장 문화개선을 위해 갑질 의사에 대한 철저한 개선 교육과 지속적인 모니터, 미개선 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인력 부족이 낳은 불법의료와 지역 필수의료 붕괴

대구경북은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 수가 턱없이 부족해 '필수의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응급환자 발생 시 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원과 의사가 부족해 병원을 '뺑뺑이' 돌다가 사망하는 사건들도 반복되고 있다.

2010년 대구에서 장중첩증이었던 4살 아이가 응급실을 전전하다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 3월 19일에도 대구에 있는 건물 4층 높이에서 A양(17)이 추락했는데 치료가능한 전문의가 없다는 이유, 응급환자가 많아 수용할 수 없다는 이유, 외상환자 수술이 시작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병원으로부터 치료를 거절당했고,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 떠돌던 A양은 결국 구급차 안에서 사망했다.

간호사 인력의 높은 퇴사율과 의사인력 부족은 의료전달체계를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만들고 있고, 이로 인한 의료공백으로 환자의 생명까지 빼앗았다. 불법적인 대리처방과 의사 갑질, 불법의료 문제도 병원의 잘못된 관행만이 아니라 의료인력 부족과 얽혀있다. 양질의 필수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이유의 핵심은 의료인력 부족이다.

신현영 의원이 지난 6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아 공개한 '최근 10년간 지역별 인구 천명당 활동 의사, 간호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북의 인구 천 명당 의사 수는 1.39명(2022년 기준)으로, 세종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다.

한국의 필수의료 붕괴, 특히 지역의료 붕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간호사와 의사인력의 안정적인 확보가 중요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확대, 지역간호사 임금 및 노동조건 개선, 공공병상 확충 등 정부 차원의 다양한 대책 마련을 제시해야 한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사람을 살리는 공공의료를 확대하기 위해 10월 11일부터 또다시 거리로 나설 예정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병원 현장을 위협하고 있는 모든 장애물을 걷어내고, 민영화 저지와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투쟁을 국민들과 함께 해 나갈 것이다. '의료는 상품이 아니다! 공공의료 확충하라'고 정부에 요구하며 투쟁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분회 우성환 분회장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709 삼성서울병원, 병이 안 옮는 게 이상할 정도 0612미디어오늘 2015-06-12 388
708 [단독] 삼성서울, 메르스 초기 정부 역학조사 방해했다 0701한겨례 2015-07-01 387
707 박근혜 지시로 병원공개? 한겨례"사실과 다르다" 0608고발뉴스 2015-06-08 387
706 “메르스와 싸웠더니 남은건 병원 파산 걱정…정부서 사태 심각성 몰라” 0701라포르시안 2015-07-01 386
705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식당노동자 파업 0924매일노동뉴스 2015-09-24 386
704 건강보험 흑자를 의료산업 지원에 쏟아붓는 박근혜 정부…“주식투자자들만 환호” 0708라포르시안 2016-07-15 385
703 민주노총"밀실야합 중단하고 노사정위 해체하라" 0327매일노동뉴스 2015-06-06 385
702 ‘경유병원 안전’ BH쪽지…청와대 관여 드러나 0708뉴스타파 2015-07-09 384
701 [단독] 1년 전 WHO 권고 무시, 메르스 검역 중단했다 0608미디어오늘 2015-06-09 384
700 경북대병원 노조, 임금피크제 '위법' 조병채 원장 고발 1105평화뉴스 2015-11-05 382
699 서울대병원 야간·주말엔 MRI 시간제가 촬영? 0408매일노동뉴스 2016-04-12 381
698 메르스 사태로 주목 받는 성남시립의료원 0624민중의소리 2015-06-24 381
697 [인터뷰-이정현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장] “경북대병원, 노동자를 의료기기 취급하고 있다” 1102매일노동뉴스 2015-11-02 380
696 "병원 이름 비공개하니, 의심 환자를 감기 치료" 0608프레시안 2015-06-08 380
695 메르스 사태 이후, 세월호 참사에서 배우는 것 0629시민건강증진연구소 2015-07-01 379
694 청주시, 노인전문병원 폐쇄 빌미로 노조죽이기에 나섰나? 0508미디어충청 2015-06-06 379
693 '돈독 오른' 서울대병원, 그래도 아프면 오세요! 0428프레시안 2015-06-06 379
692 '코호트' 피해간 삼성병원…'부분폐쇄' 실효성 있나 0625노컷뉴스 2015-06-25 378
691 서울대병원 임금피크제 강행…노동계"오병희원장 형사고발" 1102뉴스1 2015-11-04 377
690 [단독]“삼성병원, 역학조사관 문전박대… 연락처도 없는 접촉자 명단 제출” 0701경향 2015-07-01 376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