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는 회의비, 결제는 와인바’ 서울대병원 클린카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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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는 회의비, 결제는 와인바’ 서울대병원 클린카드 논란

관리자 2026-10-29 조회수 17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7429



우다영 기자   입력 2026.10.28 06:30  댓글 0



노조엔 ‘징계 사안 아냐’, 국회엔 ‘전수조사 약속’




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에서 업무경비의 부적절한 사용을 막기 위한 클린카드 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회의비 청구 내역이 확인됐다. 일부 사무직 부서에서 와인바와 선술집 등 사용제한 업종의 결제비용을 회의비로 청구하고, 분할결제와 회의 기록에 맞지 않는 지출 내역까지 드러났다. 병원은 관련 의혹을 전달받고도 징계할 사안은 아니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기관의 예산 집행을 엄격히 관리해야 할 병원이 부적절한 경비 사용 의혹에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7일 <매일노동뉴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일부 사무직 부서에서 규정에 금지된 주류업종 결제비용을 회의비로 청구한 내역이 확인됐다. 같은 음식점에서 짧은 간격으로 결제한 비용을 서로 다른 회의 명목으로 청구하거나, 병원에서 회의가 열린 시간과 맞지 않는 다른 지역의 영수증을 제출한 사례도 있었다. 업무와 관계없는 비용을 회의비로 처리하고, 추가 결재를 피하기 위해 지출을 나눴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낮에 회의했다면서 영수증은 저녁에 술집 결제


낮에 병원 회의실에서 회의한 것으로 지출증빙을 했으나, 첨부된 영수증은 와인바에서 회의가 끝난 지 8시간이 지난 뒤 결제한 비용을 회의비로 청구한 등의 사례, 또 선술집에서 결제한 비용을 회의비로 청구한 사례도 확인됐다.


회의 기록과 결제 장소가 맞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울대병원 본원 회의실에서 진행한 것으로 기록된 회의에는 같은 시간대 강남구 음식점에서 결제한 영수증이 첨부됐다.


분할결제가 의심되는 사례도 발견됐다. 같은 음식점에서 동일인이 30초 간격으로 30만원이 넘지 않도록 결제한 것이다. 두 영수증은 각각 다른 회의 명목으로 청구됐지만 회의 날짜와 시간대가 같고 참석자도 겹쳤다. 해당 부서는 30만원 미만의 경비를 내부 결재로 처리할 수 있지만, 이를 넘으면 추가 결재가 필요하다.


서울대병원은 국가가 설립한 국립대학병원이자 공공기관이다. 병원은 예산이 사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법인카드관리지침을 두고 유흥업종 등 사용제한 업종과 업무와 무관한 지역에서의 결제, 소액 분할결제 등을 금지하고 있다. 클린카드는 이러한 제한을 카드 결제 단계부터 적용해 부적절한 지출을 차단하는 장치다.


징계 사안 아니라더니 “전수조사 하겠다”


이 같은 비용이 회의비로 청구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부 사무직 부서의 개인카드 정산 방식이 있다. 직원이 개인카드로 먼저 결제한 뒤 회의명과 참석자, 영수증 등을 첨부한 지출결의서를 제출하면 병원이 비용을 정산하는 구조다. 개인카드는 클린카드의 업종별 결제 제한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결제 장소와 시간, 회의 목적이 적절했는지는 병원의 사후 심사에 달려 있다.


병원의 사후 대응도 논란이다. 서울대병원 회계규정은 지출담당자가 관련 서류를 심사하고 부적정한 경우 시정을 요구하도록 정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분회장 박나래)는 최근 병원에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병원은 내부 검토 결과 징계할 정도의 사안은 아니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반면 국회에서 문제가 제기되자 병원은 전수조사 계획을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개인카드 사후 정산은 회계규정에 따른 절차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무와 무관한 장소·업종에서의 결제, 근무시간 외 사용, 영수증 중복 청구 여부를 조사하고 정산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법인카드 사용도 확대할 방침이다.